섹션

금감원, 상호금융 고금리 영업에 제동 걸어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고금리를 내세워 시중 자금을 대규모로 빨아들인 상호금융회사의 영업에 대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호금융의 예금 증가 속도가 적정관리 수준을 넘어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계로 악화됐다고 판단하고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중앙회에 예탁금을 과도하게 늘리지 말라는 주문을 했다고 27일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가계 대출이 급증한 것은 예금으로 늘어난 여유 자금을 안전하게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한 탓이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175조원으로 전년 대비 13.1%(20조2천억원)나 늘었다. 급증한 예금으로 여유자금이 충분해지자 공격적으로 가계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

상호금융은 고객에 대한 비과세혜택과 다른 금융기관보다 높은 금리로 예금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신협의 1년 만기 정기예탁금리는 4.71%로 저축성 수신금리가 3.77%에 불과한 일반은행보다 94bp(basis point. 1bp는 0.01%)나 높다.

상호금융 정기예탁금리도 4.29%로 은행보다 52bp 높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상호금융사들이 프로모션을 통해 신규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또 다른 금융기관보다 훨씬 높은 상호금융의 금리도 시장금리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상호금융기관이 늘어난 예탁금을 안전하게 굴릴 곳을 찾을 수 없다면 수신금리를 낮춰서라도 예탁금을 줄여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금융회사들이 투자할 곳도 없으면서 고금리로 예금을 끌어들이는 것은 건전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시장금리에 맞게 예금금리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