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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생명보험·NH손해보험 보험업 진출… 보험업계 `지각변동' 예고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농협금융지주의 출범으로 보험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해 중소형 보험사의 매각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대기업에 이어 농협금융지주까지 보험업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2일 출범하는 농협금융지주는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재 규모만으로도 생보업계 4위, 손보업계 9위 수준이다.

그동안 농협은 유사보험이라는 제약 때문에 변액보험 등 다양한 상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번에 금융지주로 출범하면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생보사들은 NH생명의 출범에 매우 위협을 느끼고 있다.

NH생명은 단위 조합의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간 유예받아 4천400여개 조합을 동원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게 된 상태다. 현재 보험 설계사 인력은 1천500명 수준이지만, 최근 주요 생보사에서 영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자산규모는 32조원으로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다음으로 업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NH생명은 변액보험 등 신상품 판매를 통해 자산규모를 80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교보생명과 대한생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빅3'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대한생명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대한생명은 동양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ING생명까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자산은 13조원, ING생명은 20조원 수준이어서 자산 65조원인 대한생명이 이들 중 하나를 인수할 경우 80조원 내외의 자산을 보유해 생보업계 2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현재 동양생명은 인수를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며 ING생명은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단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녹십자생명을 인수한 현대차그룹 또한 조만간 현대카드, HMC투자증권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며 공격적인 영업을 해나갈 예정이라 중하위권 경쟁도 예측 불허인 상황이다.

손보업계에서는 NH손보의 규모가 크지 않아 큰 위협을 느끼지 않고 있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해 NH손보가 몸집을 불리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NH손보는 현재 자동차보험이 없어서 최근 매물로 나온 ERGO다음다이렉트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경영난을 겪는 그린손해보험에 눈독을 들인다는 소문도 있다.

손보사들은 NH손보가 이들 중 하나를 인수해 전력을 재정비하면 2~3년 내에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에 이어 업계 4위까지 치고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LIG손해보험이나 메리츠화재로서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농협은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 중소형 손보사를 인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면 기존의 판도가 깨지면서 중형사들의 입지가 급격히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