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서점 식당가에서 허모(7)군의 얼굴에 뜨거운 국물을 쏟은 후 별다른 조치없이 사라져 '된장국물녀'로 비난받고 있는 이모(52ㆍ여)씨가 지난 2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이 사건은 허군의 어머니가 사고 후 인터넷포털에 아들의 화상 사진과 함께 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히고 사라진 가해자를 찾아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확산되기 시작했고, 이 글이 온라인상으로 퍼지면서 이씨를 '된장국물녀' '화상테러범'이라고 부르는 등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뛰어다니다 먼저 와서 부딪힌 것이라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었다"며 "부모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으나 아이도 다친 것 같아 자리를 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이가 다친 건 정말 마음 아픈 일이고 빨리 낫기 바란다"면서 "내 상처만 생각했고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아 이런 결과를 가져왔겠지만 순식간에 '테러범'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울먹였다.
공개된 CCTV에 따르면, 허군이 빠르게 뛰어오다 국물을 받아 돌아서는 이씨와 부딪혔고, 뜨거운 국물을 뒤집어쓴 허군은 곧바로 어디론가 뛰어갔다. 또 이씨는 국물에 덴 자신의 손에 찬물을 뿌리는 등 응급조치를 했다.
경찰은 "CCTV와 이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며 "형사처벌보다는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