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진희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 북한의 핵실험 모라토리엄(일시 정지) 선언으로 한국의 신용위험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이날 주간신용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의 식량 지원에 대한 대가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영변 핵시설에서의) 우라늄 농축 등 핵 활동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된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한국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톰 번 부사장은 "이같은 모라토리엄은 북한의 새 정권이 어떤 방식으로 미국과 미국의 우방인 남한과 관계를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이라며 "북한이 또 한 차례 군사도발이 아닌 외교적 접근을 함에 따라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사건과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고조됐던 군사적 긴장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합의의 이행은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핵무장 해제협상과 이에 따른 원조에 관한 6자 회담 진전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북미 간에는 신뢰가 없을 뿐 아니라 이번 합의가 북한행동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협상에서 합의한 바를 상습적으로 위반해온 만큼 이번 합의는 지정학적 긴장완화의 첫걸음이 되겠지만, 상당한 무력을 보유하고 있고 남한과 평화적 교섭과 타협에 적대적인 북한의 위험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국무부는 지난 29일 "북한이 우라늄 농축 모라토리엄 감시와 5메가와트 원자로 및 관련 시설 불능화 확인 등 모든 핵 활동 중단을 실증하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팀 복귀 허용에 합의했다"며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영변 핵시설에서의 우라늄 농축 등 핵 활동에 대해 모라토리엄(일시 정지)을 이행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동시에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우리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조미 고위급회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결실 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영변 우라늄 농축활동을 임시중지하고 우라늄 농축활동 임시중지에 대한 IAEA의 감시를 허용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