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란사태로 유가 당분간 고공행진 불가피… 물가불안 우려 고조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계속된 갈등으로 인해 당분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올해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가 불안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와 국제금융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0.02달러 상승한 106.7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 98.83달러에 비해서는 무려 8%나 오른 것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역시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15달러 상승한 123.80달러에 거래돼 같은 기간 15%나 뛰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두바이유 가격은 121.09달러로 전날보다 배럴당 1.16달러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말일보다는 15%가량 오른 수준이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해 정부도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6일 내놓은 '2012년 3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주요 실물지표가 계절적 요인으로 개선됐지만 유가 상승이 물가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불안요인이 지속되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이 급증했다"며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의 지속과 유가 흐름 등의 불확실성으로 자동차와 차량 연료를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월의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월간 평균 가격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ℓ당 1천986.54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고유가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화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고유가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이란 경제제재와 같은 지정학적 위험에 시장이 선제대응한 것"이라며 "언제든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석유 공급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가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는 26일로 예정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전후로 이란 핵 문제의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유가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