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거둔 은행권이 `보너스 잔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보너스 잔치가 서민들을 상대로 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 은행권의 잔치를 바라보는 이들은 마냥 씁쓸하기만 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 하나,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순익을 확정한 후 이르면 이달 내에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하나은행과의 인수합병에 따른 위로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500%를 지급받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06년 신한은행과의 합병 당시 조흥은행 직원들에 주어진 보너스 300%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연봉 수준이 은행권 최고 수준여서 보너스로 1인당 최소 1천만원, 많게는 2천만원 이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순익 호조에 따른 보상과 외환은행과의 인수합병 성공 축하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200% 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이미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상태라, 총 성과급은 300%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26.8% 급증한 2조1천184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신한은행도 이달 내 지난해 경영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200~250% 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이미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월 급여의 150%와 피복비를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은행들의 보너스 잔치에 대해 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은행 순익은 결국 예대마진을 키운 데서 나온다. 물가고와 소득 감소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이자를 더 받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데 시선이 고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009년 2.68%포인트였던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2010년 2.85%포인트로 오른데 이어 지난해는 2.96%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신용대출 금리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