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남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해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에 23일 오후 2시5분경 출석, 기자들에게 "저를 '이완용 땅 찾아준 판사'라고 한 네티즌에 대해서만 고소를 했으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당연히 기소될 부분이라 청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피해자의 남편으로서 그 네티즌이 글을 내리면 좋겠다, 빨리 내리면 좋겠다는 취지의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 사건의 본질은 선대위에서 보도자료 내거나 고발을 하는 경위와 이유가 중요할 것이고 제가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은 어떠한 경위로 보도를 했는지가 중요할 것이나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는 판검사의 소환이라는 쪽으로 집중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제가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인 나꼼수 관계자들은 누구도 경찰에 출석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고, 경찰이 믿고 싶은 증거인 박은정 검사 진술서는 전문이 공개되기도 했다"며 경찰 수사의 형평성과 원칙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선대위에서 나온 보도자료와 관련해서는 "선거 막판이었고, 보도자료 내는 것에 후보가 일일이 관여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나 전 의원측은 지난해 10월 시사인 주진우 기자가 팟캐스트 '나꼼수'에서 김 판사가 부인 나 전 의원을 비난한 누리꾼을 기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주 기자를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고, 주 기자도 '허위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김 판사와 나 전 의원 등을 맞고소했다.
앞서 박 검사는 경찰에 전달된 진술서에서 김 판사가 전화해 '나 의원이 고소한 사건이 있는데, 노사모 회원인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로 인터넷에 글을 올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사건을 빨리 기소해달라. 기소만 해주면 내가 여기서…'라고 말했다고 밝혔었다.
한편, 경찰은 출석 요구에 2차례 불응한 김 판사에게 26일 오전 10시 출석하라고 요구했고, 김 판사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았다는 박 검사에게도 같은 날 오후 2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