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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은행 국내지점 경영 크게 악화… 철수·폐쇄 우려 커져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부 외국은행(외은)의 경영실적이 악화하고 있어 국내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폐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5일 내놓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외은 국내지점 중 특히 미국계와 유럽계의 성장·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292조6천억원에 달하던 외은 국내지점의 총자산은 2010년에는 42조9천억원(14.7%) 감소한 249조7천억원에 그치며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계 은행 국내지점의 총자산은 무려 47조8천억원이나 줄었다. 다른 외국계 은행의 총자산은 전체적으로 늘어났지만, 미국과 유럽계는 이 와중에서 줄어든 것.

수익성 역시 2008년을 정점으로 2011년까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은 국내지점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 2조2천억원에서 2011년 1조2천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같은 기간 19.5%에서 8.2%로 크게 주저앉았다.

미국과 유럽계 은행의 당기 순이익도 2008년 1조7천억원에서 2011년 6천억원으로 64.7%나 감소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유럽 재정위기와 영업실적 악화가 계속될 경우, 외은들이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들 외은 지점이 파산하기 직전에 본국으로 자금을 지나치게 송환하면 국내 채권자들이 변제를 받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감독 당국이 외은지점 본국 감독기관과 업무협조를 통해 외은들에 대한 모니터링(감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