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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부진·역대 최대 무역적자, 한국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중국의 수출 부진과 역대 최대 무역적자가 한국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월 중국의 대규모 무역 적자의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제무대에서 시장 확보를 놓고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격해지고 있으며, 현재 중국의 수출 부진은 산업구조 고도화와 내수 확장 시기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내수 실적이 수출보다 좋으면 무역적자 규모가 커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올해 2월 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314억8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전년 동기 대비로 1월과 2월을 합산한 수출 증가율은 6.9%, 수입 증가율은 8.2%에 그쳐 2000년 이후 연평균 수출(20.6%), 수입(21.7%) 증가율에 훨씬 못 미쳤다.

품목별로는 섬유(-2.7%), 신발(-2.1%), 의복(8.1%) 등 저가의 노동집약형 품목들의 수출이 부진했지만, 휴대전화(85.0%), 철강(22.8%), 자동데이터 처리기계(13.7%) 등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연구원은 "중국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연합(EU)과 일본의 경기가 부진했고 여기에다 브라질, 러시아, 아세안(ASEAN) 등 개도국의 성장세까지 주춤하면서 수출이 둔화했다"면서도 "고부가가치 품목들의 선전은 빠르게 진행 중인 중국의 수출구조 고도화의 단적인 표현이자, 중국의 수출 비교우위 영역이 한국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일본이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이 이를 가공해 선진국에 공급하는 가공무역 패턴을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중국이 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한국이 중국의 내수확대와 산업고도화에 발맞춰 대(對) 중국 수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국 역내외에서 새로운 가치사슬이 만들어지면 해당 국제분업에 발 빠르게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중국의 위기를 한국 경제 도약의 기회로 삼는 데 필요한 방안이라는 게 연구원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