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정인 기자] 미국의 고용 지표와 소득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은행장이 29일(이하 현지시간) "충격이 없으면 금리를 2014년 이전에라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회동에서 경기분석을 상향조정하면서도 초저금리를 최소한 2014년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벤 버냉키 연준 의장도 지난 28일 ABC 방송 회견에서 경기가 회복됐다고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추가 부양책 실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가운데서 나온 것이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장은 이날 "현재 실업률이 8.3%로 떨어진 반면 인플레는 2%를 넘어섰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참작할 때) 추가 부양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생에 걸림돌이 되는 충격이 없으면 금리를 2014년 말 이전에라도 인상할 필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추가 부양의 필요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지만, 실업률이 10%를 웃돌고 인플레가 1%를 밑돌던 앞서 위기 때처럼 공격적으로 부양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여건은 추가 완화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경기가 지금의 추세로 점진 회복되면 실업률이 연말까지 8% 밑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플로서는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채무 위기와 미국 재정 상황, 그리고 여전히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이 걸림돌이라고 경고했다.
JP 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29일 뉴욕 회동에서 "고용 개선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이 작다"며 연준이 기존의 양적 완화가 끝나는 오는 6월 이후에는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정도의 완화 정책만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존 위험 재확대 가능성과 버냉키의 신중한 입장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에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데니스 로카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도 29일 패널 토론에서 유로존 위기에 대해 훨씬 덜 걱정하게 됐다며 "유로존 위기가 특히 지난 2주 사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위기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완화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FOMC의 올해 구성원인 로카트는 또 "미 경제 회생 조짐도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로카트는 지난 23일에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통화 기조를 지지한다면서 경제가 더 둔화하면 추가 부양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