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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한국계 미국인' 美 대학서 총기난사… 7명 사망·3명 부상

[재경일보 서정인 기자] 한인들이 많이 재학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시내에 있는 오이코스 신학대학 구내에서 40대 한국계 미국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3분경 대학 내 간호대학 강의실에 40대 아시아계 남성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현재까지 모두 10명이 총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7명이 사망하고 3명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나 부상자 등 피해자 가운데 한국인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월요일인 오늘은 주로 한국인이 수강하는 ESL(외국어로 배우는 영어) 코스와 간호대 수업 밖에 없어 교내 학생들이 많지 않았고, 간호대 학생들은 대부분 현지 미국인들인데다 두 강의실이 떨어져 있어 한국 학생들의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장 출입이 차단돼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도 "간호대는 영주권자 이상만 수강할 수 있어 일단 한국유학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카키색 복장을 한 건장한 체격의 용의자는 이날 간호대학 강의실에 들어와 교실에 있던 한 학생의 가슴에 총격을 가한 후 강의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에게도 총기를 난사한 뒤 도주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특수기동대(SWAT)를 출동시켜 주변 도로를 차단하고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피시켰으며, 사건이 발생한 후 1시간30분이 지난 뒤 인근 알라메다의 한 쇼핑몰에서 한국계 미국인 용의자 고모씨를 체포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현지 경찰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라고 알려왔다"며 "이름은 '고원'라고 알려와 일단 고씨 성을 가진 사람으로 추정되지만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이름을 한국식으로 쓰지 않아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내용과 동기 등을 조사중이며,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 사건 전모에 대한 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 목사 김모씨가 10년 전 설립한 사립대인 오이코스 대학은 현재 신학, 음악, 간호학, 동양의학 등의 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특히 신학과 음악대학을 중심으로 한인 학생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이 대학의 학생 가운데 한인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영사를 현지에 급파해 피해상황 등을 파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