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올해 2분기 대출수요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 문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3월 12∼23일까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6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출수요지수는 23으로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수요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100까지 분포하며, 지수가 높을수록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의 대출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고유가 등 영업여건 악화에 대비한 자금수요 증가로 전분기 22에서 9포인트 오른 31을 기록했다.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수요 역시
아파트 신규분양 증가의 영향으로 1분기 3에서 13으로 10포인트 증가했고, 생계형 자금이 중심인 가계일반 대출 수요지수 역시 0에서 13으로 커졌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은행의 대출태도는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분기 7보다 4포인트 떨어진 3을 기록, 2009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낮을수록 은행이 대출을 꺼린다는 이야기다.
특히 자금이 가장 필요할 것으로 나타난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더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13에서 9로 3포인트 감소했다. 또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6에서 -9로, 가계일반은 0에서 -6으로 각각 3포인트, 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대기업 대출태도지수가 3에서 6으로 올라간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위험지수 역시 두 배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 13에서 25로 높아졌다. 이 지수는 높을수록 신용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건설, 부동산 업종의 잠재적 부실위험과 경기전망 불확실성이 반영되며 28을 기록해 2009년 3분기 31에 이어 가장 높았다.
가계신용위험지수 역시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데다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며 1분기 9의 3배 가까운 25를 기록했다.
한은은 "은행들이 대내외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신용위험 상승 우려가 커지면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며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 역시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대책, 가계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더욱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