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중단 조치는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서규용 농식품부장관은 27일 경기도 용인의 검역시행장인 강동냉장(주)을 찾아 수입 쇠고기의 검역 절차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정부 견해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서 장관은 또 우리 정부가 의문을 제기한 질의서에 대해 미국 농무부가 이날 오전 10시 뇌 해면상뇌증(BSE)이 발병한 소가 생후 10년 7개월 지났고, 질환 유형이 비정형 BSE이며 문제의 소로 생산한 쇠고기가 식품 가공용 체인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서 장관은 "답변서를 검토한 결과 검역중단 조처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미국 농무부 장관이 해당 내용을 이메일로 보냈으며, 공문도 함께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역은 대폭 강화해 이날부터 검역 물량을 50% 이상으로 늘려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날 서 장관이 방문한 검역시행장 강동냉장(주) 수의사는 원래 2명이었으나 26일부터 검역 물량을 30%로 늘리면서 7명으로 증원됐다.
서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절반을 검사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겠다"며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육우와 한우를 포함한 도축물량이 38% 줄고 쇠고기 가격은 28%나 떨어져 농가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역학조사단을 미국에 보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파견되면 미국이 보내온 자료를 확인하고, 미국에 보낸 12가지 질문 가운데 아직 답이 오지 않은 내용을 점검할 계획이다.
다음달 1일 국회에 출석해 검역중단이 필요하지 않음을 정치권에 설득하겠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한편, 미국 답변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툴레어 젖소 농장에서 BSE에 걸린 젖소 암컷은 다리를 절고 일어서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다 안락사 처리를 당했다.
이후 사체를 사체처리 시설로 옮겨 1차 시료검사를 했으며, 캘리포니아대학에서는 2차 확인검사를 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정부 표준실험실인 국가수의연구소가 확진에 들어갔다.
국가수의연구소는 사흘 뒤인 23일 면역조직화학검사법(IHC)과 웨스턴블라팅검사법으로 확인한 결과 이 젖소는 비정형 BSE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IHC는 뇌조직의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염색해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웨스턴블라팅은 뇌조직의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분리해서 정성분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동거축(BSE가 발병한 소와 같은 축사를 쓰던 소)은 어떻게 조치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