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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무역협상위원회 가동 합의… 베이징서 1차 협상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한국과 중국이 14일 베이징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협상을 갖고 양측 수석대표를 공동의장으로 하는 무역협상위원회(TNC)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는 등 FTA 체결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NTC에서는 상품·서비스·투자, 무역 규범 등의 분야별 협상지침을 정하고 협상 전반을 관장하고 조정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해가게 된다.

협상 진전 속도를 살펴가면서 NTC 산하에 협상 분과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또 협상을 개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양국의 협상 실무진이 모두 참석해 협상운영세칙(Terms of Reference)을 확정하고 협정의 범위, 협상 작업반의 구성을 포함해 주로 행정 사항을 논의했다.

협상 운영세칙에는 협상의 원칙, 협정의 대상, 단계별 협상방식 등의 협상 구조, 협상의 조직, 상품·서비스·투자 등 분야별 협상지침의 골격, 그리고 한반도 내 역외가공지역 설정, 여타 협상에 필요한 행정사항 등 협상을 추진하는 기본적인 지침이 수록됐다. 협상운영세칙은 협정 발효 이후에도 3년간 대외비로 취급된다.

양국은 포괄적인 FTA 추진, 실질적인 자유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의 정합성, 민감분야의 고려, 지속 가능한 개발 등 한중 양국이 FTA 산관학 공동연구에서 도출했던 내용을 협상의 원칙으로 확정했다.

협상의 대상 범위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의견교환이 있었으나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양국은 1단계에서 협상분야에 대한 분야별 지침(모댈러티·Modality) 협상을 하고, 여기에서 합의된 것으로 바탕으로 2단계 협상에서 협정 문안과 양허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아울러 상품·서비스·투자 분야의 분야별 협상지침에 관한 기본골격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1차 협상은 우리 쪽에서 최석영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중국 쪽에서 위지앤화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수석대표로 참가한 가운데 열렸으며, 제2차 협상은 한국에서 7월 초에 열기로 했다.

양국은 또 앞으로 협상 일정과 관련해 대략 2개월을 주기로 협상을 개최하기로 해 연말까지 한중 간에 서너 차례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2차 협상 개최 전까지 관련 통계와 정보를 교환하고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세율과 교역 통계는 상품분야의 분야별 협상지침 작성의 기초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서비스·투자 등의 분야와 관련해서도 양국이 법제도와 규정을 교환하게 된다.

이번 1차 협상은 지난 2일 베이징에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 상무부장이 만나 협상 개시에 합의한 뒤 12일 만에 열렸다는 협상에 대한 양측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우리 측은 1차 협상이 종료된 만큼 관련부처, 관련 업계와의 의견수렴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다음 협상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