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14일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를 전격 국빈 방문했다.
지난 1983년 10월9일 북한이 저지른 `아웅산 테러' 참사 이후 한국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29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으로부터 미얀마 방문을 요청받은 데 따른 것으로, 지난 4월 최종 확정됐다.
청와대는 북한이 최근 공공연히 대남 공격을 공언하고 있는 데다 미얀마가 `위험지역'이란 기억이 엄존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전까지 방문 사실을 보안에 부치는 등 경호·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에 잇따라 참석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최근 양국관계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경제·통상분야 협력 강화, 개발경험 공유, 에너지·자원개발 협력, 문화·인적교류 증진 등 양국 간 실질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한다.
회담에서는 또 미얀마와 북한 간 군사협력 차단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미얀마는 아웅산 참사 직후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했다가 지난 2007년 4월 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이 성사된 배경에는 미얀마의 민주화와 개혁ㆍ개방이 가속화하고 미국·유럽연합(EU)이 지난 4월 각각 경제제재 완화 방침을 발표하는 등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 투영돼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군사독재'로 점철됐던 미얀마는 지난 4월 국제선거감시단 입회 아래 민주적 선거가 이뤄지고, 반군조직과 평화협정을 체결해나가면서 이민족 집단 간 군사무력 유혈 충돌을 최소화하고 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브리핑에서 "미얀마가 수십 년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면서 미얀마와의 외교관계가 단절됐다"면서 "지난해 테인 세인 대통령과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얀마에서 많은 정책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얀마가 아직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게 아니어서 국제 은행들과 거래할 수가 없어 신용카드도 받지 않는다"면서 "지금 상태에서 바로 경제협력을 시작할 수 없지만 미얀마는 우리와 경제협력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