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정인 기자] 미첼 플루노이 전(前)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15일(현지시간) 최근 한·미 양국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으로는 역대 국방부 최고위 관료를 지낸 플루노이 전 차관은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의 후임으로까지 거론됐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당국자였으며, 올초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국방정책을 총괄해 왔다.
플루노이 전 차관은 이날 워싱턴DC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안보세미나에 참석한 뒤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서울 등을 직접 위협하는 문제는 (한국군의 독자적인 차원이 아닌) 동맹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이 사안은 한국이 어떤 (방어)능력을 보유하느냐의 문제뿐 아니라 동맹으로서 우리가 어떤 능력을 갖추느냐의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미국은 한국이 (미사일사거리 연장을 위해) 투입해야 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은 앞으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군(軍) 현대화 등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면서 "한국이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위해 자원을 투입하기 전에 동맹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그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우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한·미 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지난 2001년 합의한 양국간 미사일지침 개정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특히 "나는 이(한국군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의 논의 과정에 참여했었다"고 설명, 최근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문제에 대한 국방부의 내부 기류를 우회적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