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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430km '세계 4번째로 빠른' 고속열차 첫 공개… 서울-부산 1시간30분 주파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전국을 1시간30분대로 묶을 수 있는 프랑스(575km/h), 중국(486km/h), 일본(443km/h)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빠른 고속철도인 시속 430km의 차세대 고속열차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프랑스, 중국, 일본에 이어 시속 400km 이상을 주파하는 고속열차를 만드는 국가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 시속 430km는 대한항공의 최신 기종인 초대형 여객기 A380-800의 최대 속도인 시속 912km의 절반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빠른 속도다.

지금까지 국내 고속열차의 최고 속도 기록은 시속 350km로 현재 운행중인 KTX-산천의 컨셉모델인 'G7'이 세웠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6일 경남 창원 중앙역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제작한 시속 430km급 차세대 고속열차(HEMU-430X)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HEMU-430X는 하반기 최고 시속 430km 시험을 거쳐 2015년까지 10만km 주행시험을 완료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2015년이 되면 국내 어느 도시나 1시간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

이 차세대 고속열차는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총 931억원이 투입됐으며, 국가연구개발사업인 '차세대고속철도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현대로템 등 50여개 기관이 참여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과 공력 해석에 따른 설계, 차량 경량화 등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KTX와 KTX-산천이 맨 앞과 뒤에 있는 동력차가 차량을 끄는 동력집중식인데 비해 차세대 고속열차는 각 객차에 엔진이 분산 배치되는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이어서 가·감속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300km/h까지 도달하는 데 233초가 걸려 기존 KTX와 KTX-산천보다 2분 정도 더 짧다.

동력분산형 추진시스템 적용으로 인해 수요에 따라 열차를 탄력적으로 편성·운영하기 쉽고 별도 기관차가 필요없어 KTX-산천보다 좌석수를 16%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다.

설계면에서는 열차 앞부분을 공력 해석을 통한 유선형 설계로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여 300km/h에서의 공기 저항이 약 10% 줄어들었다.

차체는 알루미늄 압출재를 사용해 강도는 높이면서 두께는 줄여 KTX-산천 대비 5% 가벼워졌고, 차량 이음매 부분 등을 최적화해 차음 성능이 5dB 개선됐다.

특히 고객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한 객실과 넓고 안락한 좌석을 갖추고 있어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객실공간은 더욱 넓고 쾌적하게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으며, 개인별 승객 좌석에 별도의 조명등과 LCD 액정 모니터가 설치돼 여객기의 비즈니스클래스에 앉은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천정은 간접조명으로 설치돼 은은한 분위기가 나고 측면에는 우드그레인으로 처리하는 등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첨단 IT기술이 적용돼 객실의 실내온도나 환기 등을 자동으로 제어, 쾌적함과 신선함을 유지해주는 등 한층 진화된 승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의 KTX-산천보다 훨씬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고급세단이나 '하늘 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800에서나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권도엽 장관은 "430km/h 고속열차는 전국 주요거점을 1시간30분대로 연결해 지역간 교류 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고속철도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고, 고속철도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도기술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