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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종북세력도 대한민국 국민… 대통령이 껴안고 가면서 대화하며 바른길 찾아야"

[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는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보다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시면 모든 국민들을 다 껴안고, 대화하고 한다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비례대표 후보 사퇴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설혹 대통령의 마음에 차지 않고 생각,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있다고 해도 그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소수라 하더라고 국민들을 자꾸 가르고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바른 자세는 아니지 않나”라며 “이 또한 대한민국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면서 대통령으로서 대화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당원들 중에는 다수 국민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견해나 철학을 가진 당원들이 있을 수 있다. 이번 비례경선에서 일어났던 많은 일들을 한 것도 우리 통합진보당 당원들”이라며 “소위 이념 논란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 해도 그들 역시 통진당의 일부다. 저희들은 다 껴안고 가면서 바른길로 찾아가야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사퇴서 제출과 관련해서는 “230만 명의 유권자들께서 통진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를 만들어 주셨는데, 그 분들께 죄송하다”며 “우리 당을 지지하지는 않으셨지만, 진보당이 잘 발전하기를 원하셨던 많은 유권자들께도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자신의 사퇴이유에 대해선 “저는 원래 당선과는 거리가 멀어서 사퇴서를 내는 게 실제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며 “다만 우리 당이 과거의 문제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당으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일이라서 사퇴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사퇴로 인해 의석 1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마음의 빚을 갚고, 우리들의 잘못에 대한 벌을 자청해서 받는 의미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며 “비례의석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서 통진당이 자성하고 새로 태어나는 과정으로 너그럽게 양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에서도 반칙이 있으면 선수가 퇴장당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며 “남은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10명이 뛰어도 11명보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퇴이유로 <정치발전을 위한 충정의 표현>이라고 말한 데 대해선 “우리가 가진 민주주의 제도는 정당정치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려면 정당이 제대로 헌법에 맞게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며 “저희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비례대표들이 사퇴하는 것으로라도 정당은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헌법의 민주적 규정대로 하기 위해 의지를 밝히는 그런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큰 교훈으로 삼아서 향후 우리 통합진보당이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당으로 발전하게 함으로써 오늘의 저희들이 저지른 잘못을 갚는 그런 일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사퇴사유를 정치발전을 위한 충정의 표현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한편, 총선 20명의 비례대표 후보 가운데 경선에 참여한 14명이 모두 사퇴하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6명이 모두 의원직을 승계 내지 유지하게 되지만 유 전 대표가 비례대표(12번)를 물려받지 않아 비례대표 의석수가 6석에서 5석으로 줄어들게 됐고, 19대 국회의원 정수도 300명에서 299명으로 1명 줄어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