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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안문 사태 23주년 앞두고 인권운동가들 연례 활동 개시

[재경일보 박소영 기자] 오는 6월4일 천안문(天安門·톈안먼) 사태 23주년을 앞두고 중국 인권운동가들이 연례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공안당국도 이들에 대한 단속과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AFP·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Chinese Human Rights Defenders, 維權網)는 31일 남서부 구이저우(貴州)성 성도 구이양(貴陽)에서 전날 천안문사태를 기념하는 집회를 주최한 융즈밍과 미충뱌오, 리커전 등 3명의 활동가가 경찰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회에서 지난해 말 정부전복죄로 10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원로 반체제인사 천시의 석방을 촉구한 후 구속됐다.

해외에 서버를 둔 반중 사이트 몰리화(茉莉花 재스민 www.molihua.org)도 이날 천안문 학살에 반대하는 시민에게 6월 3,4일 이틀간 전국에서 검은 상복을 입고 거리에 나오라고 촉구했으며,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재스민 혁명 집회'처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마이크로블로그를 매개로 널리 퍼지고 있다.

천안문사태 당시 희생자 가족의 모임인 '천안문 어머니회'도 정부에 대한 연례 공개서한을 내고 공산독재 정치의 종식과 천안문 사건의 재평가를 요구했다.

121명의 회원이 연명한 공개서한은 "천안문 어머니회가 존재하는 한 정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을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인권단체 중미대화기금(中美對話基金, the Dui Hua Foundation)은 천안문사태 당시 무력진압으로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혔던 1천여 명 가운데 아직도 약 12명 가량이 교도소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미대화기금의 존 캄 이사장이 석방되지 않은 수감자는 민주화 시위를 이끈 대학생들이 아니라 방화를 하거나 계엄군을 공격한 '강경파'들이라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미석방자로는 올해 73세로 반혁명 파괴죄로 유죄선고를 받은 장야췬과 방화죄로 복역하는 먀오더순(48)이 있다. 특히 먀오더순은 1997년 자해를 한 이래 독방에 갇혀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89년 6월3~4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6주일간 이어진 민주화 시위를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무력진압하면서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을 살해했으며, 지금도 중국 당국은 당시의 민주화 시위를 '반혁명 폭란'으로 규정하면서 유혈진압 등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거나 희생자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