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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먼데이' 코스피 51P 폭락…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직격탄'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51포인트 넘게 폭락하면서 1,800선이 무너지고 순식간에 1,780선으로 주저앉았다.

장 중 한 때 1,770선까지 내려가며 연중 최저치로 밀리는 부진에 허덕였다.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2% 이상 급락한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유럽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 유로존 등 글로벌 경기마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주식시장은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38포인트(2.80%) 하락한 1,783.13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1780선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달 18일(1782.46)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장중 한때 1,776.85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도 갈아치웠다.

지난 주말 유럽과 미국 증시가 미국, 유로존, 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 지표 부진으로 급락한 것이 한국 증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외국인과 개인, 기관이 매도 공세를 펼쳤다.

외국인은 2천758억원, 개인은 1천428억원, 기관은 92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을 던졌다. 지수 방어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연기금도 매도에 동참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각각 5756억원, 970억원 순매수로 총 6726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매수에 적극 나서며 8400계약 이상을 강하게 사들였다.

업종별로도 '경기 방어 업종'인 전기가스업(2.07%)과 통신업(1.19%)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의료정밀(-6.22%), 건설(-5.42%), 기계(-4.47%), 유통(-4.16%), 종이·목재(-3.97%), 증권(-3.80%)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화학, 전기전자, 서비스업도 3% 이상 내렸다.

건설업종 가운데서 대림산업(-9.70%)은 10%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GS건설(-6.36%), 현대건설(-5.83%), 삼성엔지니어링(-5.00%), 대우건설(-4.01%), 현대산업개발(-3.43%) 등도 모두 3~6% 가량 내렸다. 범양건업(-7.32%), 벽산건설(-7.70%), 한라건설(-7.39%) 등의 하락폭도 컸다.

건설업종은 4대강 공사 담합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수주지연에 따른 증권사 혹평, 경기 침체 등이 맞물려 동반 약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내렸다.

삼성전자가 3.00% 하락하면서 120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현대차(-1.68%), 기아차(-3.40%), 현대모비스(-2.20%), POSCO(-1.26%) 등도 떨어졌다.

LG화학은 5.85% 내렸고 SK이노베이션도 7.72%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은 3.85% 내렸고, SK하이닉스는 5.27% 하락했다. LG전자는 3.75% 내렸다.

한국전력은 요금인상 기대감으로 2.43% 상승하며 시총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올랐다.

KT&G(2.38%), SK텔레콤(1.61%), LG생활건강(0.86%) 등은 상승 마감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한국화장품제조가 셀트리온이 화장품 회사 인수설을 부인했음에도 6.99% 급등세를 보였다.

로엔케이가 일본에서 대규모 수주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3.07% 올랐다.

웅진코웨이가 웅진케미칼 지분매각이 긍정적이란 분석에 1%대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9.44%나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종목은 상한가 7개 등 9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775개 종목이 내렸다. 29개 종목은 움직이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29포인트(4.51%) 하락한 450.84로 마감했다.

오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CJ E&M이 8% 가까이 급락했고 다음과 안랩도 각각 5% 넘게 떨어졌다. 다음은 장중 9만1000원가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성우하이텍을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벤처 육성 발언으로 창투사들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큐캐피탈, 제니미투자, 엠벤처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대다수 창투사들이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방위산업 관련주들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강경대응 발언에 강세를 나타냈다. 빅텍과 스페코는 각각 6.85%, 3.41% 올랐다.

영진인프라가 대규모 수주기대감에 5.1% 상승했고 녹십자 인수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이노셀이 다시 거래 재개에 나선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전통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유니더스는 폭락장 속에서 어김없이 4.76% 강세를 기록했고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해 정리매매가 진행되고 있는 클루넷이 35.81%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지난달까지 연일 급등하던 G러닝이 하한가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종목 수는 상한가 7종목을 포함해 95개, 하락 종목 수는 하한가 2종목을 포함해 775개다. 보합은 17개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에 비해 4.30원 오른 1천182.0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