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새누리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은 12일 새누리당 18∼19대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초청강연을 통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새누리당이 경제사회 구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지 않으면 정당으로서 장기적,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냐를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며 "사회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에는 굉장히 획기적인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으면 절대로 못한다"며 경제민주화 도입을 위한 정치권의 선도적 역할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부의 집중은 100∼200년 시장경제를 운용한 국가들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이런 현실을 적당히 묵과하고 지나는 것이 정당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겠느냐를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ㆍ11총선 승리 후 당내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의제기가 다시 제기되는데 대해서도 "대선을 앞두고 정상적 사고를 하는 것인 지 의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본주의를 수정, 보완해온 나라들은 성공했고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실패했다"며 "아담 스미스가 논하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장은 여러 형태로 수정·보완돼 오늘날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2월 대선과 관련, "국민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사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대통령이 절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가 무엇이냐"는 화두에 대해서는 "어떻게 25년간 헌법에 들어있던 요소를 새삼스러운 것인양 한다"며 "`시장경제가 경제민주화 아니냐'는 말을 하는 사람이 최근에도 있던데 국민이 뭐라고 느끼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경제민주화 조항인 헌법 119조2항은 자유시장 조항인 1항에 종속관계가 아니라며 "1항과 2항이 동시에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2항의 삭제를 요구한 데 대해서는 "전경련 같은 곳이 쓸데없는 일을 안했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무슨 힘으로 헌법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가 경제성장을 저해시킨다는 생각도 잘못됐다"며 "시장경제의 효율을 극대화하면서 나중에 탐욕으로 연결돼 어느 한 경제세력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헌법조항에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1987년 이를 헌법에 도입한 과정에서 저항이 심했다면서 그는 "최종안을 재가받으러 갔더니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그렇게 해서 재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후원을 받으려고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경제민주화 실행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시행되는 여러 제도를 변형하면 상당한 수준의 경제민주화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양극화 문제에 대해선 "당장 정책적으로 해결할 길은 없다"며 "최소한 양극화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경제위기의 원인을 복지와 포퓰리즘에 돌리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혀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반박하면서 스페인의 부동산투기와 은행부실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