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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드디어 입 열었다… "병역의무 반드시 이행"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병역기피 논란을 빚은 축가 국가대표 주전 공격수 박주영(27·아스널)이 기자회견을 갖고 처음으로 입을 열어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주영은 이 자리에서 정확한 시기를 못박지 않았지만 병역의무는 꼭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은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주선한 것이어서 박주영은 런던올림픽 대표팀 와일드카드에도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발탁 여부는 최강희 감독의 결정에 달리게 됐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면 발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국가대표에도 승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주영은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사랑해준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군에 입대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나코에서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연기를 한 것이 병역 면제나 회피 목적이 결코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박주영은 "유럽에서 3년여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선진축구를 많이 배우게 됐고 국위를 선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며 그런 상황에서 변호사를 통해 병역연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연장허가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은둔한 것에 대해서는 "병무청과 언론에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말했다"며 "직접 의무를 실천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음에도 거부한 것에 대해선 "영국에서 귀국할 때는 송구스럽고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기자회견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 문제가 부각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것이 최강희 감독의 선발 결정에 부담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한 모습이고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후회했다.

박주영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이행하고 있을 국군 장병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반드시 현역으로 입대해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주선한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이 끝나고 박주영과 가슴을 열고 얘기했다. 어려움을 겪는 선수와 함께하고자 한다"고 말해 내달 초 자신이 발표할 예정인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넣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은 "며칠전 박주영과 얘기하면서 어려운 자리에 혼자 보내는게 안타까웠다. 옆에서 힘이 되도록 같이 있겠다고 했다"고 기자회견에 함께 자리한 이유를 설명하고 "박주영이 군대를 안간다고 하면 대신 간다고 말하려고 나왔다"고 농담을 던지는 등 기자회견 내내 딱딱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