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태훈 기자] '돈 가뭄'에 증권시장이 말라 붙었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4조538억원)은 시가총액의 0.38%로, 이는 거래대금이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게다가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악화일로를 걸으며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자 최근 매수도 매도도 하지 않는 관망심리의 여파로 거래대금 급감은 평균범위를 크게 벗어났다.
급기야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도 지난 3월 다시 5조원대로 떨어지면서 증권사의 손익분기점인 6조5천억원을 4개월째 밑돌고 있는 실정.
이같은 거대대금 대폭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언제부턴가 증권업계에서는 적자경영이 일상화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권사는) 수익구조상 소매영업 기반 위탁수수료가 40% 가량을 차지하므로 거래대금이 줄면 수익에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여파로 거래대금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10대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자기자본이익률 마이너스 기록 보유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더 심각한 상황은 위탁수수료 수익 비중이 가장 큰 중소형 증권사들의 타격이 심하다는 것.
이에 한국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이 최근 증권사 소매영업부문 임원을 소집해 상황 점검에 나선 결과 "멀쩡한 중견 증권사도 영업점의 90% 이상에서 적자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금투협에 따르면, 소매영업이 주력이었던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지점과 직원수를 급격히 줄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동양증권은 지난해 1년 동안 지점수를 24곳, 직원은 232명 각각 줄였다"며 "대우증권은 지점 17개를 줄이면서 직원수도 12명 줄였다"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펀드런 행렬이 이어졌던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세이에셋자산운용 △도이치자산운용 △ING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의 매각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문사들도 자산을 맡겼던 고객들이 재계약을 안 해 환매폭이 늘어나며 운용자산이 급감해 대규모 적자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