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체에서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생보사인 삼성생명이었다.
손해보험과 카드 부문에서도 역시 `삼성' 계열사인 삼성화재와 삼성카드가 1위였고, 증권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일시적인 요인이기는 하지만 삼성증권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는 씨티, 외환, SC 등 외국계가 국내 은행보다 연봉을 3배 가까이나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저축은행은 수천억원 적자에도 불구하고 회장 등 임원들이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보험, 증권, 카드 등 다른 업종보다는 평균 연봉이 크게 낮은 편이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권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6월 결산 저축은행은 2010회계연도) 기준 주요 금융사 중 등기임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은 박근희 사장 등 3명에게 총 145억3천500만원을 지급, 1인당 평균 연봉이 무려 48억4천500만원에 달했다.
이어 삼성화재 39억4천800만원, 메리츠화재 32억9천100만원, 미래에셋증권 21억1천100만원, 삼성카드 14억3천400만원, 현대해상 13억6천300만원, 현대카드 12억7천200만원, 삼성증권 12억2천100만원, LIG손보 11억9천600만원 등이 1인당 평균 연봉이 10억원이 넘었다.
업종별로는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 카드사 중에서는 삼성카드, 증권에서는 미래에셋증권가 연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수석부회장, 조웅기 사장, 김신 전 부사장 등 3명에게 63억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연봉이 20억원이 넘어섰다. 2010년 11억2천300만원으로 1위였던 삼성증권은 미래에셋증권(8억8천만원)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이 12년간 경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 상여금 명목으로 35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받는
바람에 평균값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신한, 우리, KB,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와 주요 은행, 저축은행 중에는 임원 평균 연봉이 10억원이 넘는 회사가 없어 다른 업종보다 연봉이 전체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의 연봉은 토종 은행보다 3배 가량이나 높게 나타났다.
씨티은행은 하영구 은행장 등 2명에게 지급한 연봉이 1인당 평균 8억1천300만원으로 은행 중 가장 많았고, 외환은행 7억4천400만원, SC은행 5억5천8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토종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이 7억7천100만원으로 다른 은행에 비해 약 3배 가까이 높은 가운데 우리은행 2억8천300만원, 국민은행 3억500만원, 신한은행 3억8천700만원, 기업은행 3억4천2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도 등기임원들이 억대 연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은 무려 4억1천만원의 연봉을 받았고, 제일(1인당 3억원), 토마토(2억3천500만원), 현대스위스2(1억5천200만원), 진흥(1억6천만원), 경기(1억700만원) 등의 저축은행도 수천억원 적자를 냈지만 등기이사들에게는 억대 연봉을 챙겨줬다.
또 사외이사들은 1년에 10여차례 회의에 참석하고 `거마비' 성격으로 수천만원씩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지급액은 KB 7천800만원, 신한 6천만원, 하나 5천300만원, 우리 3천700만원 등으로, 한 차례 회의 때마다 수백만원이 들어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