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출신인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이 작심하고 KB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무사안일을 질타했다.
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은 서로 성동조선 문제를 놓고 다퉈왔고 두 은행 모두 국민은행의 성동조선 채권과 선물환 손실에 대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김 행장은 시중은행이 예대마진 및 수수료 등 단순하고 쉬운 방법만을 통해 고객들과 중소기업을 상대로 이익을 추구하면서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할 몫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들 은행이 비난을 받아온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여전히 예대마진과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늘리는 데 치중하고 있다. 이들은 이 비율을 큰 폭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은행 산업은 고객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정부는 이들이 예대마진을 공시하게 함으로써 경쟁을 통해 이를 낮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시중은행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이 개인고객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은행들의 속 좁은 국내 비즈니스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무능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시중은행이 국경을 넘어 해외에서 뛰어난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큰소리치고 있지만, 이들의 해외진출 노력은 별다른 소득이 없고 방향을 잃고 있다. 국제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인재가 없기 때문에 이들을 채용하고 훈련시키는데 더욱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또한 KB국민은행과 성동조선의 사례를 들며 은행들이 경제위기로 인해 위험에 빠진 기업들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성동조선을 살리기 위한 채권단의 추가지원에 반대했다.
“성동조선은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키코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국민은 이를 돕기를 거절했다. 이는 매우 부적절한 일이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이다. 수출입은행과 국민은행은 서로 성동조선 문제를 놓고 다퉈왔고 두 은행 모두 국민은행의 성동조선 채권과 선물환 손실에 대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김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국민은행을 상대로 7월 중순 경 17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국민은행이 지난 9월 채권단에서 탈퇴하면서 이 금액을 미납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국가 차관을 주관하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사업에 대한 자금 제공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