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세계가 주춤할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주기 바라고, 기업의 입장에서도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는 세계 모든 나라가 지지부진할 때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 해줘서 우리는 회복이 빨랐다"며 이 같이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내수 경기 부진과 관련해서는 "너무 지나친 위기감은 내수 부진으로 갈 수 있고 내수가 위축돼 점점 더 어려워지면 결국 영세 소상공인들이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기업들이 너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투자해줬으면 좋겠고, 여유있는 기업들은 모두 국내로 휴가를 가서 내수 활동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주요 종합상사들에 대해서는 "종합상사들도 이렇게 어려울 때는 중소기업들과의 거래에서 자상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또 시중은행들에게는 "불경기가 되면 기업 재무제표는 나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단순히 숫자만 보고 대출해주지 말고, 이렇게 어려울 때는 노력하는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출 진작을 위해 이번과 유사한 성격의 회의를 소집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금년 초부터 수출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예견했었다. 두번째 회의인데 비상(상황)에 대응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초에 회의를 했고 그때부터 세부적 대책을 세워 추진했어야 하는데 지금 늦었다. 이렇게 할 것이면 장관 주재로 회의를 해도 되는데, 아침 일찍부터 대통령 주재로 회의하는 이유는 지금이 비상상황이기 때문"이라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또 "전체 제도 개선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수출에 관한 것은 개별 기업에 대해 그때그때 해결해줘야 한다"면서 "TF를 만들어서라도 속도감있게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들이 수출과 내수 진작을 위한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의 성격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