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내 ㈜SJM에서 발생한 노조원과 경비용역간 폭력사태 당시 경찰은 공장 주변에 경력을 배치한 뒤 노조원과 경비용역 충돌로 9명이 다친 사실을 파악하고도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아 피해를 키우는 등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이 당시 구조 요청을 한 여성의 112 신고를 네차례나 받고도 부실 대응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3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SJM 공장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 지령에 따라 오전 5시30분께 3개 중대를 공장 주변(정문 2개중대, 후문 1개중대)에 배치했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폭력사태가 소강 국면이라고 판단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이 사이에 공장 안에서 2차 충돌이 빚어졌져 노조원이 무려 20여명이나 부상했다.
폭력사태는 노조원 150여명이 모두 공장 밖으로 쫓겨난 오전 6시50분께 종료됐다.
우문수 안산단원서장은 "폭력사태는 후문과 가까운 공장 안에서 발생해 후문에 배치한 경찰 중대장이 내부 충돌소리를 들었지만 내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내부 감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차로 부상자 9명이 발생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적극 대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소강상태라고 판단했고 공장 안에 경력을 투입하려면 사전답사, 중대원 교양 등을 해야 하는데 준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당시 '공장 안에서 깡패 300여명이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도와달라'며 구조 요청을 한 여성의 112 신고를 네차례나 받고도 부실 대응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폭력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오전 4시55분부터 5시27분까지 112신고 7통이 경기청에 접수됐는데, 3통은 경비업체와 회사 측에서, 나머지 4통은 신원미상의 여성이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112신고센터와 안산단원서 상황실은 여성의 신고내용을 노사분규라고 판단, 긴급신고 출동지령으로 분류하는 '코드1'이 아닌 '코드2'를 발령해 단원서 상황실로 현장출동을 지시했다. 경찰은 국민의 신체나 인명, 공공에 위협이 되는 최우선 출동 상황일때 '코드1'을 발령하도록 돼 있다.
지령에 따라 안산단원서 공단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은 이날 오전 5시14분께 SJM 공장 앞에 도착했지만 밖에서 SJM과 경비업체 관계자들의 말만 듣고 공장 안 상황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까지 SJM 사측과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 관계자 등 모두 81명을 조사해 이 가운데 18명(SJM 5명, 컨택터스 13명)을 경비업법 및 폭행 혐의로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