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다시 100달러를 넘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지난 6월 말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하고 있는 데다 이란 핵개발로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면서 유가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유가가 상반기와 같은 급등세를 보일 경우 국내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이 타격을 입은 데다 가계부채 문제로 내수 부진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TI 선물의 가격 변동성 지표인 WTI 옵션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은 지난 2일 29.3%로 지난 5월2일의 20.6%에서 8.7%나 올랐다. WTI 옵션 내재변동성은 지난달 20일 32.5%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가의 변동성이 이처럼 커진 것은 지난 5월부터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고조된 데다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도 점점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연구소나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올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WTI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미만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란 사태에 따라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우리나라 경제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국제유가가 중동 위기와 같은 공급 문제로 10% 상승하면 국내 물가 상승률은 0.19%포인트 오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지정학적 위험과 같은 불확실성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