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대출 최고금리를 앞다퉈 내리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의혹과 대출서류 조작 논란, 학력차별 대출 논란 등으로 탐욕에 대해 질타를 받으며 홍역을 치른데다 감독당국도 가산금리 비교공시안을 내놓는 등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중으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8%에서 15%로 3%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보증을 받아 이용하는 보증부여신은 최고금리를 18%에서 13%까지 5%포인트 낮춘다.
신한은행도 가계 및 기업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금리 상한을 17%에서 14%, 15%에서 12%로 각각 3%p씩 인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여신금리체계 개선TFT를 운영해 가계 및 기업대출의 금리체계를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상품별로 상이한 금리 체계를 신용등급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고, 영업점장이 임의로 금리를 상향조정 하거나 고객별로 감면금리를 차등 적용하지 못하도록 금리전결권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는 고졸 이하 고객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 사실이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들통나 '학력차별 대출' 논란에 휩싸인 바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도 가계부채 부담완화를 위해 가계대출 영업점장 전결 가산금리를 지난 2월 이미 폐지한 데 이어 추가로 13일부터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2%p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16%에서 14%로 2%p 인하하며, 서민지원을 위한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도 금리를 2%p 인하해 최저 연 9%대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서민금융지원TFT'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서민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도 이달 1일부터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2%에서 10.5%로 인하했으며, 연체대출 최고금리 역시 연 13%에서 12%로 1%포인트 낮췄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연체대출 최고금리를 연 18%에서 13%로, 올해 초부터는 중기대출 최고금리를 연 17%에서 12%로 내린 바 있다.
우리은행도 현재 17% 수준인 대출 최고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인하폭을 검토하고 있다.
지주계열 저축은행도 금리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저축은행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기존 제2금융권 대출보다 금리를 다소 낮춘 새 신용대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학생이나 영세 자영업자 등 특정 고객층을 위한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폭넓은 고객층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에 대한 곱지 않은 사회적 시선 때문에 은행들이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금리 인하 경쟁이 너무 치열해져서 은행 수익이 감소하면 장기적으로는 고객에게 피해가 갈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