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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옆 국립현대미술관 공사장 화재… 4명 사망·19명 부상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13일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종로구 소격동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공사현장 지하 3층에서 불이 나 현장 내부를 태우고 1시간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지하 3층 근무자 22명이 연기를 들이마시고 구조돼 서울대병원과 강북 삼성병원, 적십자 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명은 숨졌고, 18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타워크레인 작업자 한 명도 크레인에서 내려오던 중 20여m 아래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태다.

시커먼 연기가 경복궁 일대를 뒤덮는 바람에 경복궁 관람객들이 긴급대피하는 등 소동도 빚어졌다.

소방당국은 지하 현장에 인력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고 보고 구조대를 투입, 수색 중이어서 부상자나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가 난 공사장 지하 3층에는 각종 페인트와 우레탄 등 유독가스를 발생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 대거 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추가 부상자 발생도 우려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지하 3층에서 우레탄으로 방수·단열작업을 하다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이 난 현장은 페인트와 우레탄, 가스 등 인화성 물질을 많이 쓰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소방대원 160여명과 차량 30대를 투입, 진화에 나섰으나 현장 면적이 넓고 유독가스가 심해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지하 3개층 면적이 3만1천여㎡에 이르고 신축 공사장이다 보니 이렇다 할 소방시설도 없었다"며 "실내에는 스티로폼과 샌드위치 패널 등 불이 잘 붙는 단열재가 많이 널려 있어 진화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로 시커먼 연기가 경복궁 주변을 뒤덮었으며 경내를 관람하던 관광객들이 일제히 대피하는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매캐한 연기는 정부중앙청사에서도 맡아질 정도로 세종로 등 시내 중심가에 퍼졌다.

서울시내 중심가인 화재 현장에서 연기가 많이 피어오르면서 경찰과 소방당국에는 화재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가 빗발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사장 지하3층에서 용접작업 중 스티로폼에 불꽃이 옮겨 붙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는 한편 안전수칙 위반 등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