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로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의 재정 추가 감축이 이 나라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융커는 이날 아테네에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전적으로 반대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중기적 재정 격차를 메울 수 있는 견고하고 믿을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그리스 정부가 해야 할 최선의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리스가 앞서 약속된 2차 구제금융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재정 추가 긴축과 민영화를 통해 앞으로 2년간 115억 유로를 절감하는 방안을 가능한 한 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현재 디폴트(채무불이행)을 면하기 위해 2차 구제 금융 가운데 단계적 전달분인 315억 유로가 절실한 상황이다.
융커는 또 이날 회동에 앞서 가진 라디오 회견에서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팀이 내달 5일 그리스를 다시 방문하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리스에 대한 결정이 10월까지는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사마라스는 융커와의 회동에 앞서 독일 일간지 빌트 회견에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경제를 돌아가게 하고 국가 수익을 높이도록 숨쉴 수 있는 약간의 공기"라며 "우리가 더 요구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융커와 사마라스의 발언은 유로존 양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 간에 그리스 구제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3일 베를린에서 만나지만 이견이 좁혀지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메르켈의 대변인은 독-불 정상회담을 사전 브리핑하면서 양측간에 상당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시인했다.
두 정상은 애초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짤막한 성명을 공개하기로 앞서 두 나라 간에 합의됐으나 프랑스가 돌연 '정상회담 후 올랑드의 프랑스 기자단 단독 브리핑'을 밝혀 이견이 만만치 않음을 내비쳤다.
올랑드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핵심 사안들에서 메르켈과 계속해서 충돌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