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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철 대티역서 화재… 40명 긴급 이송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운행 중이던 부산도시철도 전동차에서 불이 나 연기를 마신 승객 40여명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특히 화재로 인해 정전까지 발생, 여기 저기서 비명과 함께 승객들이 탈출을 시도하다 뒤엉켜 역사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 대참사가 빚어질 뻔 했다.

부산소방본부는 소방대원 160여명, 펌프카 10대, 구급차 12대 등을 출동시켜 20여분만에 불길을 잡았으며, 다행히 불은 객차 지붕에 지름 30cm의 구멍을 냈으나 전동차 내부로는 번지지 않았다.

지하 5층으로 구성된 대티역은 부산도시철도 역사 중 도시철도 3호선 만덕역 다음으로 깊은 깊이 50m의 지하역사로 불이 전동차 내부 등으로 번졌더라면 진화는 커녕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소방관계자들은 전했다.

27일 부산경찰당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6분께 부산 사하구 괴정동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대티역에서 신평 방면으로 가던 1161호 전동차에서 불이 나 고모(25)씨 등 승객 40여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부산대, 동아대 병원 등 5개 병원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전동차는 서대신동을 지나 대티역으로 진입하던 중에 객차 8량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 전동차의 전력 공급선인 팬터그라프에서 스파크가 일어나 불로 이어졌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 열차에는 승객 100여명이 타고 있었고 반대편 열차 승객을 포함하면 역사에는 200여명이 있었다.

이 도시철도의 기관사는 "대티역 200여m를 남겨두고 팬터그라프에서 스파크가 튀었다"며 "일단 중간에 전동차를 세울 수 없어 대티역에 정차하자마자 승객들을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부상 승객 대부분은 어둠 속에 방치된 채 깊은 지하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화재로 중앙동역 이후부터 신평 방면 양방향 운행이 2시간이 넘게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호선은 오후 4시5분께 복구가 완료돼 정상운행됐다.

경찰은 기관사 등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당시 화재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28일 오후 2시 국립과학연구원과 정밀화재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화재에 이어 역사에 정전이 발생했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안내방송은 물론 대피안내 요원도 배치하지 않아 많은 부상자를 낳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