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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면유도제 처방·시신유기 의사 구속기소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고흥 부장검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수면유도제 등 마약류와 마취제 등을 섞어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산부인과 의사 김모(44)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마약류 등을 처방전 없이 임의 투여하고 이씨가 숨졌는데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김씨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사체유기, 마약류관리법 위반, 의료법 위반 등 4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또 김씨의 범행 과정에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도운 혐의(사체유기 방조)로 아내 서모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H산부인과의 고용의사인 김씨가 마약류를 처방전 없이 업무 외 목적으로 투여한 것과 관련, 양벌규정에 따른 주의·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이 병원 방모 원장도 벌금 1천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0시께 자신이 일하는 서울 강남구의 H산부인과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던 이모(여·30)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 마취제인 베카론·나로핀·리도카인 등 13개 약물을 혼합주사해 2시간 뒤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이씨를 불러 약물을 투여하고 함께 있던 도중 이씨가 돌연 숨지자 시신을 자신의 차에 싣고 집으로 갔다가 병원으로 돌아왔으며, 이씨의 차에 시체를 다시 싣고 한강시민공원으로 가 주차장에 버려두고 귀가했다.

김씨의 아내인 서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3시30분께 남편이 이씨의 시체를 피해자의 차로 옮겨싣는 동안 병원 부근에서 기다리다 한강시민공원까지 뒤따라간 뒤 범행을 끝낸 남편을 자신의 차에 태워 돌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고의 살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고의적 살인 가능성도 조사했지만 별다른 동기가 없고 범행 장소가 CCTV가 설치된 병원인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할 때 고의 살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