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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은행대출 연체율 상승… `성동조선 대출 연체탓'

[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지난달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채권단 자금지원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의 대출금이 1조2천억원 연체된 탓에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폭 상승했다.

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가운데 가계와 기업이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 채권이 많이 늘어난 결과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36%로 6월 말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1.73%로 0.41%포인트나 상승한 가운데 가계대출 연체율도 0.93%로 이 0.10%포인트 올랐다.

또 기업대출 연체금액은 1조7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약 2배 불어났다. 대기업이 3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1조원이나 증가했고, 중소기업이 1조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3000억원 많아졌다.

금감원은 대기업 한 곳의 연체가 많이 쌓인 것이 지난달 연체율 상승에는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대기업은 성동조선으로 추정된다.

이 기업의 연체채권 1조2000억원을 빼면 나머지 대기업의 연체율은 1.63%에서 0.86%로 낮아지고 기업대출 연체율도 1.73%에서 1.54%로 하향 조정된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권창우 팀장은 또 "경기 부진으로 기업 실적이 나빠지고 유동성이 부족해져 건설업과 조선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연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전체 원화대출 신규 연체로 4조1천억원을 떠안았다. 신규 연체 규모는 5월 3조5천억원에서 6월 2조3천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 연체도 9천억원이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5천억원이 주택담보대출 연체였다.

주택가격 하락과 내수 부진의 영향을 받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과 가계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이 0.74%와 1.02%에서 0.93%와 1.13%로 모두 올랐다.

그러나 대출 연체율은 은행들이 반기 말(6월 말) 연체채권을 대거 정리하는 데 대한 반등 효과로 7월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연체율 상승폭은 2009년 7월(0.13%포인트)과 2011년 7월(0.16%포인트)보다 크고 2010년 7월(0.28%포인트)보다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