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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0.3% 성장… 3% 경제성장률 물건너갔다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낮은 0.3%에 그쳐 3% 경제성장률은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3% 성장을 위해서는 3, 4분기에 1.2%씩 성장해야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하반기 경제 상황이 계속해서 좋지 않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수입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실질 국민소득은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내놓은 '201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쳐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 0.4%보다 0.1% 포인트 더 낮아지면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분기 0.2% 성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3%에서 올해 1분기 0.9%로 크게 올랐지만 2분기에 다시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3% 성장하는데 그쳐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회했으며, 2009년 3분기 1.0%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이 같은 부진에 대해 제조업과 건설업 부문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한은 정영택 국민계정부장은 "속보치에 반영되지 못한 6월 지표가 악화했고 건설업과 제조업 성장도 애초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설업 생산관련 지표들이 속보치를 추계할 당시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경제활동별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늪에 빠진 건설업의 건물건설의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2.7%나 급락하면서 GDP 추락에 큰 몫을 했다. 속보치에서는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0.6%포인트나 더 빠졌다.

제조업도 전자기기, 석유 석탄·화학제품이 줄어 전분기 대비 0.2% 감소, 1분기 2.0% 성장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GDP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당초 제조업은 전분기 대비 0.1% 감소로 예측됐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 정보통신 등의 선방으로 0.5% 증가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0.4%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 기계, 통신장비 등을 중심으로 7.0%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0.4% 하락했다.

재화수출은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등이 줄어 1.4% 축소했고 재화수입도 전기·전자기기 등이 감소하며 1.8%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한은이 전망하는 3.0% 성장을 하려면 남은 3분기, 4분기에 각각 전 분기 대비 1.2% 성장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수정된 2분기 GDP 성장률을 반영하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2.5%로 내려가 정부의 연간 전망 3%를 맞추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3.4% 이상 성장해야 한다.

정 부장은 "7월 실물지표도 부진하다. 8월, 9월 두 달간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3%대 성장률 달성을 위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6%로 하향 조정, 3%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분기보다 1.2% 증가하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0.0%, 2분기 0.7%, 3분기 0.6%, 4분기 1.0%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0.2%로 급격하게 꺾였다.

실질 GNI 증가율이 다시 회복세를 보인 것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인해 교역조건이 개선되며 무역손실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발표된 2분기 명목 GNI는 기업 실적 악화와 수요 부진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정 부장은 명목GNI는 감소했는데 실질GNI는 증가한 데 대해 "실질소득은 물가를 감안한 것이고, 특히 2분기 중에 수출입물가가 모두 하락했지만 그 중 수입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져 물가 변동을 반영하는 실질 GNI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명목 소득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물가가 떨어지면서 국민들의 실질소득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2분기 총저축률은 31.2%로 전분기 31.3%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국내 총투자율은 27.7%로 전분기보다 1.8%포인트 하락했지만 국외투자율은 1.8%포인트 상승한 3.4%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