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검찰 '3조원대 다단계 사기' 조희팔 생사여부 중국에 확인 요청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검찰이 3조원대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주한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꾼' 조희팔씨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중국 공안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조희팔이 유흥주점에 드나든다"는 제보를 입수, 조씨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소재를 다시 추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12일 "조씨가 사망했다는 경찰 발표가 나왔을 때 중국 공안에 사망 여부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조씨의 사망 여부, 소재 파악 등을 묻는 공식 공문을 보낸 건 7월 말쯤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씨가 사망했다는 건 경찰 입장이었고, 중국 공안은 이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며 "아직 중국 공안에서 답이 오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조씨의 장례식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중국 의사의 사망확인서 등을 근거로 들어 조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18일 밤 한국에서 온 지인 등과 중국 칭다오(靑島)의 호텔 식당에서 식사하고 술을 마신 후 급체를 호소해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조씨 사망에 대한 물증이 전혀 없고 장례식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은 점이 수상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중국에서 얼마든지 사망 확인서를 조작할 수 있다며 '위장 사망설'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 중국의 출입국 기록으로는 조씨의 딸이 조씨가 사망했다는 시점에서 열흘 전쯤 한국에서 중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뭔가 모의 작업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족이 제시한 조 씨의 뼛조각에 대해서 국과수는 "DNA 감식이 불가능하다"고 판정한 상태다.

특히 경찰이 밀항을 눈감았다는 의혹에다 경찰 간부와 수상한 돈거래가 드러났고, 인터폴에 조 씨를 수배했던 경찰관이 중국에서 조 씨와 골프를 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자작극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조 씨가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중국 공안당국과 공조를 통해 조 씨를 국내 송환해 처벌할 계획이다.

희대의 사기꾼인 조씨는 지난 2004년부터 4년간 대구 등지에서 다단계 사기를 벌여 3만5000여명에게서 3조500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중국으로 도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