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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속 1인 시위 장애인에게 우산 씌워준 경찰 '훈훈한 감동'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태풍 '산바'로 인해서 전국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장애인에게 우산을 씌워준 한 경찰의 사진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에 퍼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dolmen85)은 17일 오후 "국회 앞 비 오는데 장애인분 1인 시위. 우산 받쳐주는 경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 상황이라는 설명도 함께 올라왔다. 길 건너편 차 안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트위터리안은 "차를 타고 지나가던 중 우연히 사진을 찍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 속에는 휠체어를 탄 채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장애인과 그 옆에서 형광색 우의를 입고 우산을 씌워주고 있는 경찰관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트위터 등 SNS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확인 결과, 1인 피켓시위를 벌인 이 30대 남성은 장애인단체 '시설생존자연대' 회원이고, 우산을 씌워준 경찰관은 서울지방경찰청 33기동대 제1제대 소속 전승필(43) 경위였다.

전 경위는 "오늘 정오쯤 경비 근무를 나갔더니 30대 중반의 남성 중증 장애인이 비를 맞으며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었다"며 "이 장애인에게 '오늘은 태풍 때문에 위험하니 일찍 귀가하거나 우산을 드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오후 1시30분까지 시위를 마쳐야 하는데 '몸이 불편해 우산을 들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래서 약 1시간 동안 우산을 씌워줬다는 것이 전 경위의 설명이다. 전 경위는 다음 교대근무자에게 "저 분이 귀가하실 때까지 우산을 씌워드리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찰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좋게 봐주시니 오히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