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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국가채무비율 최대 165%까지 치솟을 수도"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복지제도 확대와 공공부문 재정위험, 통일비용이 동시에 재정을 악화시키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이 2050년에 최대 165%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박형수 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19일 조세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발표한 `장기재정전망과 재정정책 운용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4.11 총선공약에 따른 복지제도 확대 ▲공공부문 재정위험의 일부 현실화 ▲남북통일 등이 동시에 일어나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97.9%)의 30% 수준인 33.4%에서 2050년 OECD 평균의 1.6~1.7배인 153.9~165.4%에 급격하게 치솟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 추세만 반영하고 현재 복지제도와 정책이 그대로 유지돼 GDP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규모가 2009년 9.6%에서 2050년 21.4%(2007년 OECD 평균의 1.1배)로 높아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기준선 전망'으로도 2050년 국가채무비율이 128.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정치권의 4·11 총선공약을 반영하면,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규모가 22.6%(새누리당)~24.5%(민주통합당)로 기준선 전망(21.4%)의 1.06~1.15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총선 복지공약에 따른 5년간 지출 확대분은 민주통합당(GDP 대비 9.464%)이 새누리당(4.506%)의 갑절인 것으로 추산됐다.

총선공약의 재원조달계획이 모두 실현된다고 가정한다면,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102.6%(새누리당)~114.8%(민주통합당)에 이른다.

다만 2050년 국가채무비율을 유럽연합(EU) 상한선인 60%로 유지한다면, 국민이 내는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국민부담률은 지난해 25.1%에서 2050년 32.5%(새누리당), 34.9%(민주통합당)로 높아져 현재의 `저부담-저복지' 구조는 `중부담-고복지' 구조로 이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여기에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공기업 부문의 재무건전성 유지 등과 관련해 68조2천억원의 재정자금을 투입하고 금융성 채무가 지금과 비슷한 규모로 늘어나는 등 공공부문의 재정위험이 일부 현실화되면서 재정지출이 늘어나면 2050년 국가채무비율은 기준선 전망보다 28%포인트 높은 156.4%로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비용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시기와 재원조달 조건에 따라 큰 폭의 차이를 보이지만, 통일재원 조달을 위해 국민부담률은 1~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국민부담률은 2050년 33.3%(새누리당), 35.1%(민주통합당)로 높아져 OECD 평균인 33.8%와 비슷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정치적 포퓰리즘으로부터 재정정책의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며 재정준칙과 국가채무비율 목표, 중장기 재정전망 시스템, 의무ㆍ재량지출 구분관리 시스템, 선거 전 재정보고서, 공공부문 재정위험 종합관리 시스템 등을 구체적 방법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