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개발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자본금 확충 실패로 착공 1년도 안 돼 좌초 위기에 몰렸다.
26일 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 등에 따르면, 드림허브는 공사비 271억원과 설계비 496억원 등 총 1000억원에 이르는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사업자체가 중단됐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현재 운영자금 미지급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것이 맞다"며 "자금조달과 관련해서는 추후 이사회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고 밝혔다.
드림허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랜드마크빌딩 건설 등을 위한 기반공사인 용산 철도기지창 부지의 토지오염 정화공사를 시작했지만 총공사비 301억원 가운데 10%인 30억원만 지급됐고, 나머지 271억원이 미지급돼 삼성물산은 지난 3일부터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토지오염 정화공사를 끝내야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조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설물 착공에 들어갈 수 있어 이번 사태로 내년 착공 계획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맨 처음 1조원으로 시작한 드림허브의 자본금은 현재 43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설계용역비를 지급하지 못해 세계 유수의 건축회사들로부터 용역비 지급 청구소송을 당할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이다.
드림허브는 세계적 건축가들에게 의뢰했던 기본설계비용 217억원과 국내 설계사무소에 줘야 하는 496억원 등 기본설계를 맡은 국내외 건축가들에게 용역비 719억원을 하나도 지급하지 못해 최근 외국 건축회사들로부터 '다음달까지 지급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
당초 이달까지 기본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안으로 랜드마크 빌딩인 '트리플 원'을 착공할 계획이었는데 지금 상태로서는 설계와 부지조성 모두 무한정 지연될 것이 유력하다.
드림허브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위해 30개 출자 회사들이 모여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형태의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로, 드림허브의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면 사업 진행이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