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고명훈 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측은 1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측과의 야권 후보단일화 룰협의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측의 룰협의 중단 선언은 지난 12일 양측 각 3명의 인사로 구성된 '단일화 실무단'이 상견례를 갖고 단일화 방식에 대해 첫 협의를 가진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이에 따라 대선 후보등록(오는 25~26일) 이전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한 문·안 후보의 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가 잠정 중단되게 돼 이번 대선에서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는 야권 후보단일화가 중대한 기로에 처하게 됐다.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른바 안 후보 양보론은 터무니없다. 문 후보측에 최대한 빠른 조치를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성실한 답을 듣지 못했다"며 "따라서 당분간 단일화 협의는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유 대변인은 또 "문 후보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 유불리를 따져 안 후보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 말고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측의 가시적 조치가 있으면 언제든지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 경제복지 및 통일외교안보 정책협의는 예정대로 가동할 것"이라고 덧붙여 협의 재개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룰협의 중단과 관련, "어제 첫 협의를 시작할 때 문 후보측에 의해 우리측 실무팀에 대한 인신공격이 있었고, 실무팀 협의 내용 이외의 자의적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 시작 전 시점에 문 후보의 정무특보인 백원우 전 의원이 페이스북에 우리측 실무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에 대해 인신공격을 했다"며 "거기에는 민주당 김현 대변인 등이 좋아요를 누른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백 전 의원의 트위터에는 "안철수 단일화 협상팀 이태규? 한나라당 정권을 만들었던 사람, 개혁적 실용정권을 꿈꾸었던 사람 '이태규'"라는 내용이 리트윗돼 있었다. 그의 페이스북에서는 해당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의원은 이날 논란이 일자 문 후보의 정무특보에서 물러났다.
안 후보측은 민주당 실무단원인 김기식 의원이 이날 라디오에서 "후보간 복수의 TV토론이 가능하며 단일화 룰을 늦어도 16일까지 합의해야 한다"고 한데 대해서도 "공식발표 이외에는 의견을 내지 않기로 한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측 단일화 실무단은 이날 캠프 핵심 인사들과 만나 협상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논의해 이런 결론을 내렸고, 안 후보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