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지난해 9∼11월 주유소 5곳을 대상으로 유증기 회수설비 설치 전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농도를 측정한 결과, 벤젠을 비롯한 발암물질의 농도가 최대 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유증기 회수설비는 운반·주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VOCs를 운반차량이나 저장 탱크로 되돌리는 장치다.
유증기에는 벤젠 등 인체에 유해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물질이 다량 들어 있고 주유소 냄새의 원인이 된다.
주유기 근처의 벤젠 농도는 설치 전 평균 0.513ppm에서 설치 후 0.058ppm로 89%나 감소했고, 톨루엔은 0.824ppm에서 0.138ppm로 83%, 에틸벤젠은 0.103ppm에서 0.023ppm으로 78% 각각 줄었다.
이들 물질을 포함한 VOCs의 전체 농도는 1.611ppm에서 0.374ppm으로 77% 줄었다.
주유소 부지 경계선도 0.075ppm에서 0.024ppm으로 68% 줄어 저감효과가 컸다.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오염된 작업복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 주유소 사무실 내부는 1.033ppm에서 0.523popm으로 49% 감소하는 데 그쳐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또 환경공단이 조사한 결과, 주유소 직원의 82%가 회수설비를 설치한 이후 냄새가 줄었다고 답했다.
유증기 회수설비는 지난해 말까지 수도권·부산·대구·광양만 권역의 대기환경규제지역, 울산·여수 등지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특별대책지역 내 주유소 2869곳에 설치됐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해 이들 지역 외에도 인구 50만 이상 도시의 주유소에 유증기 회수설비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