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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일가족 살해 사건', 경찰관 외삼촌 증거 인멸하려 해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전주 일가족 3명 살해 사건'과 관련해 보험금과 유산 규모가 50억원대로 밝혀지면서 둘째 아들 박모(25)씨가 보험과 유산을 노리고 범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피의자인 둘째 아들이 보름 전에도 부모를 살해하려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데다 경찰관인 피의자의 외삼촌이 박씨를 도와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이같은 의혹은 더 확산되고 있다.

6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구속된 둘째 아들 박씨의 가족 사망 보험금이 26억원 대에 이르고, 현재까지 밝혀진 박씨 가족의 재산은 30억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가족을 살해한 박씨의 잔인성은 수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미 두 차례나 부모를 살해하려 했던 박씨는 범행 보름 여 전에도 한 차례 더 부모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둘째아들 박씨가 지난달 중순에 연탄가스를 이용해 부모를 죽이려 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박씨는 아파트 베란다에 연탄불을 피운 뒤 부모가 잠자는 작은방의 벽에 연탄가스를 주입시켜 중독사 시키려 했다.

그러나 벽에 구멍을 뚫으려던 중 벽이 단단해 구멍을 뚫는 것이 쉽지 않자 이를 포기했다.

경찰은 박씨가 부모와 형을 살해하려 모의실험을 했던 원룸에 보관돼 있는 콘크리트 파편의 출처를 캐묻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

이에 앞서 박씨는 지난달 8일 오전 2시께 부모가 귀가해 잠들자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보일러 연통을 뜯어내 연기가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다 박씨의 외삼촌인 부안경찰서 소속 황모(42) 경사가 박씨가 자수하기 전 범행 사실을 알았으나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다음날인 31일 자신의 부모와 형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음료수를 먹인 뒤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한 사실을 황 경사에게 알렸고, 이에 황 경사는 다음날 자신을 찾아온 박씨의 친구 3명에게 '현장의 유류품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등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황씨가 증거인멸을 도와준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황씨는 경찰에서 "조카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조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 조카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