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에버랜드까지 상장하면 삼성그룹 증시 영향력 막강(종합)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삼성그룹이 최근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까지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침체에 빠진 국내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가 전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만큼 삼성그룹주의 강세가 자연스럽게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중 24개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합은 330조5천600억원 수준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시총이 약 1천197조원임을 고려하면, 삼성그룹의 시총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가깝다.

여기에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까지 상장하면 삼성그룹의 증시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5조5천억∼9조1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에버랜드는 레저사업부·외식사업부·패션사업부·건설사업부 등 크게 4가지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 4개 사업부의 영업가치와 보유지분가치 등을 합산한 결과다.

삼성SDS의 상장 후 예상 시총 역시 11조∼20조원으로 예상돼 '최대어'급에 속한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외에도 여러 우량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점유율 1위 중견기업 쿠쿠전자와 NS홈쇼핑 역시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기업공개(IPO) 시장 내 '대어'들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시총 1조원이 넘는 국내 편의점 사업체 BGF리테일[027410]이 상장돼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우량기업의 잇따른 상장 추진이 침체에 빠진 주식시장에 활기를 되찾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은 기업들이 낮은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한 뒤 주가가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다"며 "탄탄한 기업들이 증시에 많이 상장되면 시장 전체에 활력소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 경우 자기자본이 줄어들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진다"며 "전체 시총에서 약 20%(우선주 포함)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ROE가 높아지면 코스피가 상단을 돌파하는 데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에버랜드 상장 발표에 따른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돼 기업가치가 높아질 때 수혜가 예상되는 KCC[002380](10.92%), 삼성카드[029780](4.82%), 삼성SDI[006400](4.29%)의 주가가 올랐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다시 한번 부각되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1.03%), 삼성물산[000830](4.66%), 삼성생명(3.94%)의 주가도 전날과 비교해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