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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광고는 중국 내 부동산 개발 1위 기업인 뤼디그룹(綠地集團)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언급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라마다, 하워드 존슨 등 국제적인 유명 호텔체인의 이름을 내걸기도 한다.
저렴한 계약금과 중도금 50% 전액 무이자 융자는 기본이고, 17%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다거나 10년간 매월 90만원의 임대수익을 선지급한다는 업체도 있다.
최근 이처럼 다양한 인센티브를 거론하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분양형 호텔은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9곳이나 된다.
분양형 호텔의 건축허가는 모두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들 분양형 호텔이 2016년까지 모두 완공되면 총 4,981실이 추가로 공급된다.
문제는 분양형 호텔에 투자하면 약속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느냐다.
법적으로 분양형 호텔이란 용어는 없다. 다만, 건축법에 따른 일반숙박시설과 생활숙박시설 가운데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분양하는 부분의 바닥 면적의 합계가 3천㎡ 이상인 건축물을 분양형 호텔이라 부르고 있다.
분양형 호텔을 분양하고 나서 수익을 돌려주는 것은 법적으로 강제된 것이 아니라 분양자(운영자)와 피분양자(투자자) 사이의 계약일 뿐이다. 분양한 객실을 관광객들에게 빌려주고 나오는 수익 중 일부를 분양받은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들 분양형 호텔이 완공되는 시기가 관광숙박시설이 대규모로 늘어나는 시점과 겹쳐 객실 가동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기대처럼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광숙박시설이란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가족호텔, 유스호스텔 등을 말한다.
제주도는 오는 2018년 관광객 유치목표를 1,500만명으로 잡았다. 이 인원을 수용하는 데 필요한 도내 총 숙박시설은 객실 가동률이 90% 일 때 4만4천실, 70% 일 때 5만6천600실로 추정한다. 이 가운데 관광숙박시설 수요는 2만5천630실에서 3만2천953실이다. 관광숙박시설 이용률이 55.6% 때의 예상 수요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에서 운영되는 관광숙박시설의 전체 객실 수는 1만6천255실로, 현재는 객실 수가 모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2018년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시적으로 ‘관광숙박시설 확충 특별법'을 시행하면서 올해 6월까지 4천678실의 관광숙박시설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들 관광숙박시설이 모두 완공되면 1만8천786실이 불어나 관광숙박시설의 전체 객실 수는 3만5천41실에 이르게 된다. 이는 제주도가 예측한 객실 가동률 70% 때의 객실 수보다 무려 2천실이나 많은 수치다.
제주도는 2012년 이후 승인을 받은 관광숙박시설의 50%가 실제로 가동되면 관광숙박시설의 객실 가동률이 오는 2015년 85%, 2018년 73%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받은 관광숙박시설이 80%가 실제 가동되면 객실 가동률은 2015년 77%, 2018년 58%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반숙박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까지 도내 일반숙박업의 객실 수는 1만2천523실이다. 여기에 현재까지 허가된 분양형 호텔의 객실 수 4천981실을 더하면 앞으로 2년 내 일반숙박업의 객실 수는 1만8천실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제주도의 보수적인 전망조차도 2018년이면 관광숙박시설의 객실 가동률이 겨우 손익분기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여 일반숙박시설의 객실 가동률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5일 "요즘 일간지 광고로 분양형 호텔이나 콘도의 고수익을 선전하는 내용이 많다"며 "광고내용을 책임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려했다.
관광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관광숙박시설의 객실 가동률이 90% 대에 있으나 객실 수가 계속 늘어 있어서 2015년에는 객실 가동률이 50∼60% 정도로 떨어질 것"이라며 "공급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요금이 낮아지고 수익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