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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 덕 보나'…일본 기업도 기대↑

유가 급락이 일본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유가 하락으로 일본 증시가 급락하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소비자의 구매력과 기업 이익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소비세율 인상으로 위축된 일본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히비노 다카시 다이와시큐리티 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유가 하락은) 일본 경제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로손 그룹의 겐이치 다마츠카 최고경영자는 “우리 점포는 일년 내내 24시간 영업을 한다"며 "에너지 사정이 안정되면, 각 점포를 비롯해 회사전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은 러시아 같은 산유국에는 악재가 되지만, 매년 1천670억 달러(20조엔) 상당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일본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자원에너지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휘발유 1ℓ 평균 가격은 지난해 10월보다 6.7% 떨어진 1.25달러(149.10엔)로 집계됐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내려오는 등 유가가 지난해 6월보다 50% 이상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유가 하락으로 기업 이익이 증가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한 기업의 대응폭도 커질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경제 3단체가 공동 주최한 신년 축하 행사에 참석해 법인세 인하를 거론하며 임금 인상에 협조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사회 구성원과 노동자들에게 보상하는 것 또한 기업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판매량 기준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도요타는 올 한해 기록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판매 수익이 큰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과 소형 트럭, 대형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상반기(4월~9월)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7% 늘어난 1조 3천519억엔을 기록해 7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도요타는 아베 총리의 엔저 정책으로 해외 판매 부문에서 상당한 혜택을 입었다. 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하는 부품 업체 등에는 비용 상승으로 부담 요인이 됐다.

수입 석유를 기반으로 건축 자재 등을 제작하는 릭실 그룹의 요시아키 후지모리 회장은 유가 하락 덕에 엔저로 입은 손실을 메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1월에서 11월까지 12조8천억엔에 달하는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도와 같은 수준이지만, 엔화 가치 절하가 유가 하락 효과를 상쇄해 수입량 자체는 5.6%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