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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재무, 트로이카 채권단에 "CIA식 물고문" 비난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를 상대로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식 물고문을 한다고 힐난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에 게재된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심장마비가 오기 직전 잠시 숨을 쉬고 나서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는 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평소에도 긴축 정책을 '재정 물고문'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는 트로이카 채권단에 견주어 CIA에도 "매우 선량한 이들이 있었을테지만 (과거에) 자신들의 의지에 반해 물고문을 하게 됐고, 그러면서 극심한 도덕적 딜레마에 빠졌다"고도 비유했다.

그는 "그리스가 현재 지고 있는 빚은 새로운 협약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수준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안다"면서 정부가 헤어컷(부채탕감)이라는 용어를 피하려고 하지만 "사실 채무 상환 기간 연장보다 헤어컷이 더 낫고, 채권국 입장에서도 결국엔 더 싸게 먹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번 언급은 그리스가 트로이카 채권 실사단을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던 태도를 바꿔 대화에 나서기 시작한 가운데 공개됐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의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우호적인 현지 언론이 나치 복장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캐리커처를 게재하자 독일 재무부가 "표현의 자유에도 금도가 있다"며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행위"라고 비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독일 시사잡지 포쿠스도 지난 2012년 인터뷰에서 지금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난했던 내용을 옮기며 갈등을 부각시켰다.

치프라스 당시 야당 지도자는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가 유럽의 독일이 아니라 독일의 유럽을 추구하면서 그리스를 채무 식민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포쿠스는 메르켈이 이것을 잊을 수 있겠느냐는 제목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