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김경희 송진원 기자 = 설 연휴 기간 잠시 휴전했던 여야가 이번 주부터 다시 치열한 입법 전쟁에 들어간다.
국회는 23일 운영위원회를 비롯한 11개 상임위원회에서 전체회의와 법안소위를 열어 본격적인 법안 심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상임위 활동이 재개되면 새누리당에서 최근 도입을 시사한 저가 담배와 여권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경제활성화법, 야권이 요구하는 개헌특위 구성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야 지도부는 휴일인 22일에도 이 같은 쟁점들을 놓고 일찌감치 신경전에 들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여권의 저가담배 도입과 경제활성화법 입법 움직임에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저가담배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담뱃값을 2천 원 인상할 때 가장 효과적 금연정책이 담뱃값 인상이라고 했고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담뱃값 인상의 목적이 세수(확충)가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이라고 했는데, (저가담배는) 이러한 설명을 스스로 뒤엎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대기업 곳간을 채우는 경제활성화법은 반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경제자유구역특별법 개정안, 의료법 개정안,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을 '절대 불가'로 지목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저가 담배는 아직 '아이디어' 차원임을 강조하는 한편, 경제활성화법과 관련해서는 야당과의 협상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저가담배는 비공개회의에서 나온 검토 차원의 방안이고 당장 추진할 계획은 전혀 없다"면서 "서민들이 요구하는 부분도 있으니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법 처리 방안과 관련해 "야당이 의료, 관광, 서비스를 찍어서 5개는 절대 안 된다고 나오는데, 야당이 정 반대하면 안 되겠지만, 최대한 야당과 협상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방은 오는 25∼27일 열리는 정치·외교·통일·안보, 경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에 맞춰 시작하는 이번 대정부질문은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의 국회 데뷔전인 동시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재구성되고 첫 대정부질문인 만큼 여야 모두 양보 없는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는 증세·복지 논쟁과 공무원연금 개혁,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을 둘러싼 혼선,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 의혹 등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에 대한 야당의 책임총리 요구를 비롯해 개헌 논의, 선거구 획정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 김영란법, 북한인권법 등도 주요 쟁점이다.
특히 국무총리를 지낸 새정치연합 이해찬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 개헌을 요구할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 비주류의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도 개헌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