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만 지난해 3만5천200명이 도로에서 사고로 숨졌으며 이 가운데 94%는 인간의 실수나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 자율주행차가 도입된다면 매년 수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자율주행차가 시범운행 중인 피츠버그의 지역 신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기고문에서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며 한 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유력지 SF 크로니클은 10일(현지시간) "해커가 장악한 자율주행차는 갑자기 속도를 내고, 고속도로에서 급작스러운 회전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많은 승객이 숨지거나 다치고 도로가 마비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GPS 장치를 조금만 변경하거나 오류를 일으키게 해도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외로운 늑대', 즉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차량에 폭발물을 탑재해 목표로 삼은 건물이나 공공장소로 주행하도록 프로그래밍해 놓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고도 했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달 20일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강화하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15개 항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항목들은 자발적으로 시행하라는 권고조항일 뿐 의무조항이 아니며, 더욱이 가이드라인들 역시 구체적인 사이버 보안의 수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고 있다고 SF 크로니클은 비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4년 자율주행차의 위험성에 대해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자율주행차가 더 치명적인 살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는 '아름다운 장밋빛 미래'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SF 크로니클은 비판했다.
신문은 "자동차 업계와 연방 규제 당국은 스스로 주행하고 차량끼리 대화가 가능하고, 교통신호 등 기반 시설과 소통하는 자율주행차가 인간을 얼마나 편하게 하고 사고를 줄일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하지만, 그 신경망을 해킹한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민간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의 니디 칼라 국장도 "자율주행차가 주는 수혜보다 그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이버 안보가 뒷받침되는 자율주행차를 디자인하는 문제는 사후 대처할 문제가 아니라 현 단계에서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