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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9억 이하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규제 풍성효과

지난 12·16대책 이후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주택에 대한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이 되레 상대적으로 서민이 거주해야 할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을 올리는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을 전수조사한 결과 15억원 초과 아파트 가격이 그 전 주 대비 0.0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전 주 서울 지역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이 0.29%(조사 기준일 12월 30일)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한 수치다.

12·16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주택구입용 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수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거래는 급감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앞서 14일 홈페이지에 올린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한달, 주택시장에 대한 궁금증'이라는 게시물에서 한국감정원 통계를 인용해 12월 5주(올해 1월 2일 발표) 서울의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이 0.08% 하락했다고 밝혔다.

민간인 국민은행 조사에서 15억원 초과 주택의 상승폭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통계상 미미하게나마 상승한 반면 정부기관 집계로는 이미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이 2주 전에 하락했다는 것이다.

또다른 민간 시세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도 지난 2주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3%로 하락 전환했으나 서울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은 0.05% 올랐다.

국민은행과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아파트값은 시중은행이 대출을 집행할 때 직접 참고하는 시세 가이드라인인데 조사 결과는 서로 상이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국감정원의 시세 조사 방식이 9·13대책 이후 실거래가격을 주간 동향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특히 조정기에 하락폭이 커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도 지난해 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기 위해 시세보다 싸게 내놓은 급매물 거래가격이 시세조사에 대거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4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은 2주 전 0.28%에서 지난주엔 0.04%로 서울 평균보다 상승폭이 더 많이 감소했다.

송파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은 지난주 서울에서 유일하게 0.08% 하락했다. 재건축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에서 대책 발표 전보다 2억∼4억원 하락한 매물이 나오면서 마이너스를 이끌었다.

실제 고가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12·16대책 이후 30일 간 거래 신고된 아파트 건수는 총 1천922건으로,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71건, 전체의 3.7%를 기록했다.

이는 12·16대책 이전 30일간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8.3%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9억 초과∼15억원 이하의 아파트값도 9억원 초과 부분의 주택담보대출비율이 종전 40%에서 20%로 축소되면서 같은 기간 0.33%에서 0.25%로 오름폭이 소폭 둔화했다.

특히 강남4구의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2주 전 0.33%에서 지난주 0.25%로 상승폭이 감소했다.

반면 추가 대출 규제가 없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2주 전 0.26%에서 지난주에는 0.28%로 오름폭이 확대되며 풍선효과가 통계로 확인됐다.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서울 25개 전체 가운데 13개 구에서 상승폭이 전주보다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성북구의 경우 지난주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2주 전보다 0.77% 올랐고 동대문구(0.69%), 영등포구(0.51%), 용산구(0.44%)·중구(0.44%), 금천구(0.31%) 등도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서울 평균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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