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해에 비해 높지 않다. 지난해 표준단독 공시가격이 17.75% 올랐던 서울의 경우 올해는 평균 6.82%로 낮아졌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대상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12·16대책에서 올해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과 세부담 상한을 높이면서 다주택자는 전년도 납부세액 대비 최대 200%, 1주택자도 최대 50%까지 늘어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 표준단독주택(60세 미만 가정)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57억4천만원에서 올해 61억6천300만원으로 7.4% 올랐다.
22일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원종훈 투자자문부장의 도움으로 보유세를 계산한 결과 이 주택 보유자가 1주택자로 가정해도 보유세가 작년 6천922만4천원에서 올해 9천11만3천원으로 2천만원 이상(30.2%)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대치동의 단독주택도 공시가격이 지난해 14억원에서 올해 16억3천만원으로 16.4% 뛰면서 보유세는 작년 607만8천원에서 올해는 872만2천200원으로 43.5% 증가했다.
올해 공시가격도 오르고 종합부동산세 과표가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90%로 높아지면서 세부담이 급증하는 것이다.
앞으로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한동안 세부담은 계속 증가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95%, 2022년에는 100%로 상향되기 때문이다.
올해 보유세가 세부담 상한에 걸려 산출액보다 덜 내게 된다면 내년에는 그만큼의 이연(移延) 효과도 발생해 공시가격 상승분 이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특히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보유세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단독주택과 아파트 1가구씩 보유한 2주택자의 합산 공시가격이 지난해 28억4천800만원에서 올해 38억400만원으로 늘어난 경우를 보자.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이 사람의 보유세는 작년 3천425만원에서 올해 6천385만원으로 86.4% 증가한다.
이 주택의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고 올해와 같다 해도 보유세는 2021년 6천749만원, 2022년에는 7천91만원으로 상승하게 된다.
원종훈 세무사는 "강남의 초고가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들은 올해부터 급증하는 보유세 때문에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은퇴자나 시세차익만을 노리고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한 갭투자자들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종부세 대상이 아닌 9억원 이하 1주택자나 공시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곳은 보유세 증가폭도 적다.
성동구의 한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작년 3억200만원에서 올해 3억1천600만원으로 4.6% 오르는데 재산세는 작년 58만1천원에서 올해 61만8천원으로 3만7천원(6.4%) 가량 상승하는 정도다.
용산구의 한 단독주택은 작년 공시가격이 8억5천700만원에서 올해 9억4천600만원으로 10.4% 올라 종부세 대상이 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작년 243만원에서 올해 294만원으로 21%가량 증가한다.